제주의 신화가 살아 숨 쉬는 동굴들 (만장굴, 용천동굴, 설문대할망굴)
제주는 화산섬이다. 그리고 제주는 신화의 섬이다.그 두 개의 속성이 만나는 공간이 있으니, 바로 ‘동굴’이다.동굴은 단순한 지형이 아니다.그 어두운 속에는 태초의 신들이 잠들어 있고,신화 속 이야기들이 회오리처럼 얽혀 있다.이번 글에서는 제주의 대표적인 신화적 동굴인 만장굴, 용천동굴, 설문대할망굴을 중심으로그곳에 스며든 전설과 실제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함께 소개한다.1. 만장굴 – 용이 살았던 전설의 용굴만장굴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세계최장의 용암동굴 중 하나로, 길이가 약 7.4km에 달하는 거대한 지하 터널이다.이 동굴은 약 20만 년 전 한라산의 분화로 형성되었으며,내부는 고드름처럼 매달린 용암석, 흐르듯 고정된 용암벽,용암이 만든 기둥과 천장들이 마치 다른 세계처럼 펼쳐진다.만장굴은 단지 자연의..
2025. 4. 26.
영등할망을 기다리는 바다 마을들 (하도리, 세화, 표선의 해신 문화)
제주 사람들은 매년 2월이면 ‘그분’을 기다린다.눈에 보이지 않지만, 바람과 파도, 해류와 안개로 오신다는 분.바다를 지배하는 여신이자, 해녀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수호신.그녀의 이름은 영등할망이다.제주 무속신앙의 핵심 중 하나인 해신 영등할망은 오늘날에도 제주의 동쪽 바닷마을을 중심으로 굿과 제의 속에 살아 숨 쉰다.이 글에서는 영등할망을 중심으로 한 바닷마을들—하도리, 세화, 표선—의 신화와 신앙, 그리고 그곳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풍경을 따라가 본다.1. 신의 바람이 제주를 덮을 때 – 영등할망의 전설영등할망은 바다에서 오는 신이다.설화에 따르면, 매년 음력 2월 초가 되면 영등할망이 바람을 타고 제주를 방문해머무는 15일 동안 해산물의 복, 날씨, 해녀들의 물질 운을 결정하고 떠난다고 한다.그녀..
2025.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