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는 만장굴이나 김녕굴처럼 유명한 동굴들이 있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그에 못지않은 신비와 경관을 간직한 동굴들도 많다.
이번 글에서는 제주 여행자들이 잘 모르는 숨겨진 동굴 5곳을 소개한다.
자연 탐사, 사진 촬영, 조용한 모험을 원하는 이들에게 꼭 추천할 만한 명소들이다.
단, 일부는 보존 상태로 인해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기도 하니, 탐방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책임 있는 여행을 권한다.
1. 벵뒤굴 – 생태와 과학이 살아 있는 용암동굴
위치: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형태: 천연 용암동굴 / 일부 구간은 보호구역
탐방 가능: 불가 (학술 목적 외 비공개)
벵뒤굴은 제주도의 용암동굴 중 가장 잘 보존된 자연 생태 동굴 중 하나다.
내부에는 박쥐를 비롯한 동굴 서식 생물이 다양하게 존재하며, 지질학적 형태 역시 자연 그대로 남아 있다.
출입은 제한되지만, 외부 표지판과 안내 해설판은 설치되어 있어 자연 보존 교육</strong의 현장으로 의미 있다.
여행 팁: 인근 송당 마을은 오름, 곶자왈, 숲길이 어우러져 있어 ‘지질 마을 탐방 코스’로 구성 가능
2. 당처물동굴 – 전설과 물소리가 흐르는 곳
위치: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
형태: 자연 해식동굴 + 민간신앙 유적
탐방 가능: 가능 (단, 입구 주변 관람 중심)
당처물동굴은 과거 제주 민속 신앙의 제의 장소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동굴 안에는 항상 물이 고여 있고, 그 물을 마시면 병이 낫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현재는 관광객이 드물게 찾는 조용한 탐사형 장소로 남아 있으며, 돌담길을 따라 걸으며 전통 마을의 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주의 사항: 동굴 내부는 어두우며 진입이 제한되므로, 안전을 위해 외곽에서 감상하는 것이 권장된다.
3. 선돌굴 – 붉은 바위 절벽 속 비밀의 입구
위치: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선돌마을
형태: 해식동굴 + 용암층 노출 지형
탐방 가능: 조건부 가능 (간조 시간대 도보 접근)
선돌굴은 성산포 해안의 바위 절벽 아래 형성된 천연 동굴로, 붉은색 용암층과 해식 작용이 만난 특이한 지형을 보여준다.
바다와 맞닿아 있어 간조 때만 입구까지 접근 가능하며, 입구 너머의 신비로운 공간은 마치 영화 속 장면처럼 비현실적이다.
여행 팁: - 도보 접근 전 물때표 필수 확인 - 현지 주민에게 문의하거나 해설사 동반 시 더욱 안전 - 조용한 촬영지로도 적합하나 플래시 사용 주의
4. 천연동굴전시관 (제주돌문화공원 내)
위치: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형태: 용암동굴 구조를 재현한 실내 전시
탐방 가능: 가능 (유료 입장 / 실내 전시 관람)
엄밀히 말하면 실제 동굴은 아니지만, 제주의 용암동굴 구조를 1:1 비율로 재현한 전시관이 제주돌문화공원에 있다.
이곳은 동굴 내부의 어둡고 습한 환경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유아 및 노약자에게도 적합한 동굴 체험 대안으로 꼽힌다.
특징: - 조명, 음향, 경사도 등을 실제와 유사하게 재현 - 빗소리, 용암 흐름 소리 등이 연출되어 몰입감 우수 - 과학·문화 교육 콘텐츠로 활용 가능
5. 한림굴 – 잘 알려지지 않은 서부 해안의 비경
위치: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
형태: 용암동굴 + 화산분출 흔적
탐방 가능: 부분 가능 (현지 주민 안내 필요)
한림굴은 협재-금능 해변과 가까운 곳에 있지만 지형적 특성상 관광객에게는 잘 노출되지 않은 동굴이다.
주변의 오름과 함께 용암지대의 지형과 동굴이 공존하는 희귀한 구조를 가진다.
일부 구간은 현지 탐사팀 또는 마을 주민 동반 시 내부까지 접근 가능하지만, 관광지로 정식 개방되어 있지 않아 현장 확인과 안전 확보가 중요하다.
주의: 정식 개방 장소가 아니므로 무단 진입은 삼가야 하며, 마을 공공 탐방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접근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숨은 동굴 여행 시 꼭 기억할 것
- ① 출입 가능 여부 사전 확인: 문화재청·제주도청 홈페이지 등에서 탐방 제한 여부 확인
- ② 자연 보존 의식 필수: 훼손 금지, 벽면·바닥 접촉 금지, 쓰레기 절대 투기 금지
- ③ 물때 및 날씨 확인: 해식동굴은 간조 시간대에만 접근 가능
- ④ 지역 주민 안내 여부 체크: 안내 해설 프로그램 또는 사전 문의 시 더 안전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 가능
결론: 조용히 제주를 느끼고 싶다면, 동굴로 향하라
제주의 동굴은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자연이 천천히 만들어낸 예술이자, 우리가 지켜야 할 미래 유산이다.
관광객의 발길이 닿지 않는 그곳에서 제주는 더 천천히 숨 쉬고 있고, 조용히 귀 기울이는 사람에게만 자연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다음 제주 여행, 지도에는 나오지 않은 ‘숨은 동굴’ 하나쯤 찾아보는 건 어떨까?
당신의 여행은 조금 더 깊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