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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방어체계, 산성의 흔적들(초기방어체계,전통방어방식,유적지)

by Universe&Bless 2025. 4. 16.

제주도 지질이 보이는 절벽

제주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유명하지만, 역사적으로는 외세의 침입에 끊임없이 시달렸던 섬이기도 합니다. 특히 탐라국 시절부터 조선 후기까지, 제주는 중국·일본·왜구·몽골 등 다양한 세력의 주목을 받았고, 그 결과 제주에는 독자적인 방어체계와 산성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습니다.
오늘날 제주 곳곳에 남아 있는 산성과 진지는 이러한 긴장과 저항의 시간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생태·경관적 탐방지로도 큰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주의 방어체계 형성과 산성의 역할, 그리고 지금도 직접 방문 가능한 대표 산성과 관련 유적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왜구의 침입과 제주의 초기 방어체계 형성

고려 후기부터 조선 초기에 이르기까지, 제주도는 끊임없이 왜구의 약탈에 시달렸습니다. 특히 14~15세기는 왜구 활동이 가장 극심했던 시기로, 제주 곳곳의 포구가 약탈당하고 마을이 불탔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조선 정부는 해안 경비 강화와 함께 **산성(山城) 및 진성(鎭城)**을 축조하게 됩니다. 이 시기의 대표 방어시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제주 목성지 (현재 제주목 관아 인근): 제주도 전체를 관리하던 제주목이 방어를 위해 축성한 도시형 성곽.
  • 산지천 일대 포구 성벽: 왜구 침입에 대비한 해안 방어 성곽. 일부 구간은 현재도 탐라문화광장 주변에서 확인 가능.
  • 화북진성, 조천진성, 대정진성: 동서남북 해안을 방어하기 위한 대표적 군사 요새.

이들 진성은 단순한 군사 주둔지가 아닌, 행정·군사·민간 보호기능을 함께 수행했던 공간으로, 성벽 일부는 현재도 남아 있어 그 규모와 중요성을 짐작케 합니다.

2. 산성의 주요 구조와 전통 방어 방식

제주 산성의 가장 큰 특징은 화산암 지형을 이용한 자연 요새화입니다. 제주는 본래 화산섬이기 때문에 높은 언덕과 오름, 급경사의 지형이 많아 이를 활용한 방어시설이 많이 축조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산성으로는 어승생악산성, 고근산 산성, 수산봉 진지, 대정읍 가시리 동산성 등이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산꼭대기 또는 능선에 석축을 둘러 구축된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산성과 함께 설치된 **봉수대(烽燧臺)**는 제주 안보 체계의 핵심이었습니다. 봉수대는 적의 침입을 알리는 신호탑으로, 성산일출봉·정방산·사라봉·고근산 등 제주 전역에 분포되어 있으며, 신호는 연기와 불을 이용해 중앙까지 전달되었습니다.

당시 군사들은 단순한 전투병력이 아니라, 농사와 경비를 병행하는 속오군 체제 하에 운영되었으며, 주민 대부분이 방어 체계의 일원으로 편입되었습니다.

3. 지금도 걸을 수 있는 산성과 방어 유적지 탐방지

제주의 산성과 방어 유적은 단순한 과거 유산이 아닙니다. 현재도 도보로 탐방이 가능하며, 자연과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문화 생태 탐방코스로 개발된 곳도 많습니다.

  • 조천진성 (제주시 조천읍): 조선시대 동북 해안 방어를 담당했던 진성. 일부 성벽과 포대터가 복원돼 있으며, 해안 탐방로와 연결되어 산책 코스로도 인기.
  • 화북진지 (제주시 화북동): 일제강점기까지 활용된 해안 진지로, 화산석으로 쌓은 방어벽이 특징. 포진지와 해안 벙커, 탄약고 일부 남아 있음.
  • 고근산 산성 (서귀포시): 해발 약 300m 고근산 정상에 위치한 산성으로, 제주의 남부를 감시하던 전략적 요지. 오름 등반과 함께 산성 유적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음.
  • 사라봉 봉수대 (제주시 봉개동): 조선시대 제주 중심 신호망의 핵심 봉수대. 정상에서 제주시와 바다 전경이 한눈에 보여 인생샷 명소로도 유명.

이 외에도 어승생악 산성, 성산일출봉 봉수대, 한경면 낙천리 진지 등은 역사성과 풍경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역사탐방 + 자연산책 코스로 추천할 만합니다.

결론: 제주의 산성과 방어체계는 지금도 제주를 지키고 있다

과거 제주를 수호하기 위해 축조된 산성과 진지는 단순히 돌담이 아닙니다. 이는 제주의 역사, 주민의 저항 정신, 그리고 외세 속에서 지켜낸 자존심을 상징하는 유산입니다.
자연 지형을 활용한 독창적인 축성 방식, 주민이 참여한 방어 체계, 그리고 지금도 남아 있는 흔적들. 이 모든 것은 제주가 단지 평화로운 섬이 아닌,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버텨낸 섬임을 보여줍니다.

 

추가 추천 유적지:

  • 애월읍 납읍리 산성길
  • 남원읍 태흥리 산성지
  • 표선면 성읍리 동산성
  • 대정읍 보성리 봉수대
  • 정방산 봉수대(서귀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