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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대할망이 만든 섬들 (제주 오름, 협재, 비양도 이야기)

by Universe&Bless 2025. 4. 26.

제주도 섬 과 보트


제주에는 섬을 만들고 산을 세웠다는 전설 속 여신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설문대할망(薛文大孀娘).
500명의 아들을 낳고 키운 어머니, 제주를 창조한 거인,그리고 슬프게 바닷속으로 사라진 여신.
이 신화는 단지 전설에 머물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가 걷는 오름, 바라보는 바다, 여행하는 섬 곳곳에 그녀의 흔적과 이름이 살아 숨 쉬고 있다.

1. 제주를 창조한 여신, 설문대할망의 이야기

설문대할망은 제주에서 가장 오래되고 광범위하게 전해지는 창세 여신이다.
신화에 따르면, 그녀는 거인이었고, 치마폭에 흙을 담아 이 섬을 만들었다.
제주 곳곳의 오름과 들, 해안의 바위들이 그녀가 흙을 쏟아 만든 흔적이라는 것이다.

500명의 아들을 낳고 키우는 동안,그녀는 제주 땅을 일구고 마을을 만들었으며,
지치고 고단한 나머지 바다에 몸을 담그다 그만 빠져 죽었다고 한다.
그녀가 빠져 죽은 장소는 오늘날 설문대할망굴(구좌읍 김녕리)로 알려져 있으며,
그곳에는 지금도 그녀의 이름을 딴 전시관과 신화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설문대할망은 단지 아이를 낳은 어머니의 상징이 아니라, 제주의 여성성, 생명성, 창조성을 대변하는 존재이다.
그녀의 신화는 제주 여성 공동체의 자긍심이며,여전히 제주 굿에서도 소환되는 실존적 신으로 자리하고 있다.

2. 거인이 만든 지형들 – 산방산, 오름들, 그리고 협재

설문대할망이 남긴 지형은 제주 곳곳에 전해진다.
대표적인 장소는 산방산(山房山)이다.
제주의 남서쪽 해안에 위치한 이 거대한 용암 돔은 그녀가 흙을 나르다 치마자락에 떨어뜨려 생긴 산이라는 전설이 전해진다.

산방산의 독특한 반구형 암석 형태와 그 아래 펼쳐지는 용머리해안은 실제로도 지질학적 가치가 뛰어난 관광지이지만,
설문대할망의 이야기를 알고 찾으면 그 의미가 훨씬 깊어진다.

또한, 그녀가 만든 또 다른 흔적은 제주 곳곳에 흩어진 오름들이다.
‘오름’은 제주 방언으로 화산 분화구 또는 작은 산을 뜻하며, 송악산, 다랑쉬오름, 따라비오름 등은
모두 설문대할망의 발자국, 혹은 흙덩이를 떨어뜨리며 생겼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협재해변 역시 그녀와 관련이 있다.
설문대할망이 비양도로 흙을 옮기다 그 중 일부를 흘려 그 자리에 지금의 협재 모래사장이 생겼다는 이야기다.
이런 스토리를 알고 협재의 푸른 바다와 부드러운 백사장을 걸으면, 마치 신화 속 공간을 밟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3. 비양도 – 설문대할망이 마지막으로 만든 섬

협재 앞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 비양도(飛揚島).
이 섬은 바로 설문대할망이 마지막으로 만든 섬으로 전해진다.
신화 속에서 그녀는 치마에 담은 흙을 한 줌 남겨 비양도를 만들어 놓고 바닷속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비양도는 면적은 작지만, 내부에는 오름(비양봉), 당산나무, 해안 절벽, 1km 둘레길 등 다양한 자연 명소가 존재하며,
해녀와 관련된 전설, 풍어굿, 바다제 등 전통 신앙 문화도 이어진다.

설문대할망이 만들었다는 비양도는 단순한 섬 그 이상이다.
그녀의 마지막 흔적이자, 제주 신화가 가장 선명하게 남아 있는 공간이다.
섬 곳곳을 걷다 보면, 태초의 여신이 남긴 숨결이 파도 소리와 함께 이어지는 듯한 신비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결론: 여신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행

설문대할망은 제주를 만든 여신이자,
여전히 이 땅을 지키고 있는 기억의 상징이다.
그녀가 만든 것으로 전해지는 장소들을 따라가다 보면,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신화 속 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

오늘 소개한
- 산방산,
- 오름들(다랑쉬오름, 따라비오름 등),
- 협재해변,
- 비양도 외에도,
구좌읍 김녕 설문대할망굴,
제주시 설문대할망전시관,
제주민속촌의 신화테마관 등도 함께 방문해 보면 좋다.

설문대할망은 오늘날에도 굿에서 불리는 신이며,그녀의 이야기를 아는 것만으로도 제주 여행은 훨씬 더 깊어질 수 있다.